Ellyjane 2024. 6. 20. 23:41




 





후카바야시 츠이키 : 뭘 하긴, 창고 보러 가야지.

센이시 히치카와 : 갑자기 웬 창고?

후카바야시는 당연하다는 듯 혀를 찼다.

후카바야시 츠이키 : 모노키츠네 자식이 창고에 흉기를 안 놔뒀을 것 같냐? 개인실 흉기는 호신용으로 냅둔다 쳐. 창고에 있는 것도 호신용으로 쓸 거냐?

오마지나 하나시 : 저건 맞는 말이네.

나는 별다른 의견은 없었으나 후카바야시의 말에 동의했다. 두 편으로 갈라져있던 아이들도 그 말엔 동의하는 듯했다.

그렇게 우리 14명(신마에, 코이노가 없다)은 다 같이 창고를 뒤지러 갔다.
창고는 14명이 뒤지기엔 넓진 않았다.

시나하라 아쿠아 : 여긴 음식 쪽인가? 온갖 시럽이랑 설탕 팩도 잔뜩 있네.

토라시 치사토루 : 이 자석은 왜 있는 거- 잠깐 이레나! 자석이 박스도 없이 밖으로 나와있으니께 손 안 다치게 조심하래이.

이레나 디너아 : 옛써얼-! 아악!

확실히 14명이 있으니 난잡하긴 했으나, 좋은 발견은 많았다. 후카바야시가 얘기한 흉기들 말이다.

에스티 : ..미친. 여기 망치 있어.

히네노야 나오미 : 커터칼도 있는데.

니에류우 텐 : 일단 흉기 찾으면 우리 모두 볼 수 있는 창고 구석에다가 둬. 훔치거나 빼돌릴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모두들 흉기를 찾는 즉시 창고 구석에 두기 시작했다. 나도 커터칼을 찾아 구석에 갖다 두었다.

충분히 찾았다고 생각되자, 타라와 니에류우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라 이루카나 : 이제 이것들 처분해야 되는데.. 어떡할 거야? 태울 거야?

니에류우 텐 : 그래야지. 금속 재질도 있어서 완벽히 타진 않겠지만 태우는 게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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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창고에서 얻은 나무 막대기를 들고, 주방에서 불을 붙였다. 흉기들을 식물정원에 모아두고, 니에류우가 불이 붙은 막대를 들고 뛰어왔다.

그렇게 빨갛게 타오르는 불은, 흉기들에 퍼져나갔다. 커터칼 등이 타고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불행이었으나 이 정도로 타는데 이걸 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나리 에린 : 콜록! 콜록! 아으.. 이거 냄새 심한데.

하타미츠 코지 : 불에서 나오는 연기는 들이마시면 위험한 거 알죠? 다들 조심하세요.

캡틴 유레이 : 차라리 다 나가있는 게 어때?

그렇게 나와 유레이를 포함한 거의 모두는 식물정원에서 빠져나갔다. 타라와 니에류우 정도만이 간신히 남아있었다.

시간이 지나 식물정원을 가득 채우던 연기는 다 사라졌고, 니에류우는 이제는 흉기가 아니게 된 덩어리를 가지고 나갔다.

니에류우 텐 : 철도 있어서 완벽히 타진 않았지만 그나마 좀 낫지?

나미유 카츠키 : 좋은 선택이었어요.

후카바야시 츠이키 : 역시 나야! 훗!

후카바야시가 고개를 위로 들고 자랑스러워하는 동안,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잠시 후, 이레나가 얘기를 꺼냈다.

이레나 디너아 : 우리 추가동기는 어떡해~? 아무래도 '비밀'이라는 거, 좀 찔리는 애도 있을 거잖아?

캡틴 유레이 : 이레나. 갑자기 무슨 말이냐?

유레이가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냐는 듯 이레나를 째려봤다.

이레나 디너아 : 무슨 말이냐고? 걍 비밀로 나올 것 같은거 각자 까자는 거임. 그렇게 되면 추가동기 방지 가능함! 비밀을 알기 위해 사람을 죽일 이유가 없으니까!

다들 그 발언에 대해 생각이 많은 것 같았다.

하타미츠 코지 : 찬성합니다. 저흰 지금 모노키츠네에 의해 여기서 평생 햇빛 한번 못 보고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살인게임이 일어날 수도 있고.. 나갈지 못 나갈진 지금만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현재는 살인을 막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모두가 이레나와 하타미츠와 같이 의견을 내려고 고민했다. 하지만 모두가 입도 뻥긋하기 전에..

이레나 디너아 : 나부터 깔까? 난 사람을 죽인 적이 있어.

.. 뭐?

난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한순간에 분위기가 싸해짐과 동시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물론 나도 포함해서.

하나리 에린 : 잠, 잠깐만. 디너아? 비밀이란게 이렇게 수위가 센 거였냐고?? 난 해봐야 고작 '중딩 때 자다가 이불에 지린 적이 있다' 이런 거일줄 알았는데?!

타라 이루카나 : 하나리, 일단 진정하고. 일단 난 저정도면 밝힐 생각이 없는데.

모두의 표정이 굳었다. 이레나는 본인이 말해놓고 뻘쭘하다는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이레나 수준의 비밀을 가졌다면? 그런데 나만 내 비밀이 뭔지 모른다면? 솔직히 두려웠다. 재능도 뭣도 기억 안나는 이 시점에 내가 과거에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할 리가 없었다.

센이시 히치카와 : 미안한데 나도 비밀을 공개하는 건 빠져야 할 것 같아. 난 내가 무슨 비밀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기억나더라도 공개하긴 싫을 것 같아서.

나미유 카츠키 : 이런 거라면 사실 저도 반대입니다... 죄송해요...

타라를 비롯하여 대부분이 비밀 공개에 반대했다. 처음에 찬성하던 하타미츠도 이럴 줄 몰랐는지 당황해했다.

니에류우 텐 : 나는 사고로 수사반의 엘리트였고 내가 존경하던 형님을 잃은 적이 있어. 물론 내 책임으로..

니에류우가 나지막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시나하라 아쿠아 : 음.. 이런 걸 말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친구가 과제로 낸 시를 친구가 유학 간 후에 베껴서 내 노래로 만들었어. 그래서 대박이 났는데, 아마 이런 비밀이지 않을까 싶네.

에스티 : 가, 갑자기 고해성사 시간이 됐네.

이로써 비밀이 밝혀진 사람은 3명, 이레나, 니에류우, 시나하라. 이레나는 잘 모르겠지만 니에류우와 시나하라는 확실히 다른 사람의 비밀을 캘 사람이 아니다.

오마지나 하나시 : 이런 쓸쓸한 분위기 좀 마음에 안 드는데. 벌써 12시인 거 알고 말하냐? 우리 여기서 3시간은 있었던 거 같은데.

히네노야 나오미 : 그래, 우울한 분위기가 되었고.. 점심시간도 됐으니 우리 밥이나 먹을까? 다들 식당 가자.

이레나가 얏호-! 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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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도 특이한 것은 없다. 그냥 밥에 돈가스, 샐러드가 다인 평범한 식단. 이레나는 역시나 수북 담아와 먹기 시작했고, 나는 언제나처럼 돈가스를 썰어 조금 베어 물었다.

그때, 코이노가 왔다.

코이노 미노리 : 일부러 점심 먹을 시간에 딱 맞춰 왔더니만, 너넨 왜 지금 있냐? 원래 한 시간 정도 늦게 오잖아.

센이시 히치카와 : 우리도 밥 먹는데.

코이노 미노리 : 야, 엄청 신경 쓰일 말 해줄까?

나는 그 말에 뭔진 몰라도 서둘러 말리려 했으나 호기심이 입을 막아버렸다.

코이노 미노리 : 너네, 오늘 밤 넘기기 힘들 거야. 내가 봤는데 아주 그냥 표정들이 예술이시구만.

캡틴 유레이 : 코이노. 이상한 소리 말고 밥이나 먹어.

코이노 미노리 : 오늘 밤은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걸? 그리고 너네 일행, 한 명이 없어 보이는데? 찐따 어디 갔어?

후카바야시 츠이키 : 그쪽 알 바 아니잖아!

코이노의 뻔뻔한 태도에 모두 표정을 찌푸렸다.

센이시 히치카와 : 잠깐. 다들 조용히 해봐. 코이노, 오늘 밤을 못 넘긴다니, 무슨 말이야?

코이노 미노리 : 말 그대로 오늘 밤에 살인이 난다는 거지. 내 알 바 아니라는 거기 배구선수. 살인사건 일어나면 저도 조사하고 재판 가야 돼요. 물론 그쪽도.

후카바야시 츠이키 : 아니 오늘 살인이 일어날지 말지 너가 어떻게 아는데?

코이노 미노리 : 다들 표정이 하나같이 썩어가지고는 추가 동기 생각만 하고 있지? 보아하니 방금 얘기한 모양이네.

코이노는 역시 입학식 날 처음 봤을 때처럼 표정을 읽어 상황을 정확히 유추해냈다.

오마지나 하나시 : 야, 포커플레이어.

코이노 미노리 : 뭐?

오마지나는 코이노에게 속삭였다.

코이노 미노리 : ..프흑. 이 새끼 웃긴 놈이네.

오마지나 하나시 : 혹시 모르는 건가? 세계 각지를 다니며 언어를 습득했을 너라면 프랑스어 정돈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난 밥 다 먹었으니 가볼게.

코이노는 오마지나의 뒤통수에 대고 프랑스어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말했다. 그리고는 오마지나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계속 웃음을 터트렸다.

코이노 미노리 : 아.. 기가 막히네.

이레나 디너아 : 여기서 인터뷰! 코이노 씨, 오마지나 씨랑 주고 받은 대화가 무슨 뜻입니까?!

코이노 미노리 : 저 녀석이 말한 건 'Tais-toi.' 입 닥치라는 뜻이고, 내가 말한 건 'Meurs en chemin.' 가다가 뒤지라는 뜻이야.

코이노는 말을 마치고 한번 더 웃음을 터트리더니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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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이시 히치카와 : 앗, 타라! 어디 가?

타라 이루카나 : 지금 2시니까 매점 가고 있었어.

센이시 히치카와 : 2시인 거랑 매점이랑 뭔 상관인진 모르겠지만 같이 가자.

타라 이루카나 : 그러던가.

그렇게 나는 매점에 가던 타라를 따라갔다. 타라는 매점 안에서 고민을 하더니 잡동사니 중에 네잎클로버 모양의 파우치를 집었다.

점원 모노키츠네 : 손님, 또 오셨네요오오! 오늘은 이건가아아? 최신 상품을 쏙쏙 잘 고르시네요오오. 옆에 분은 남친이신가아아?

센이시 히치카와 : 닥쳐

점원 모노키츠네 : 꺅. 점원한테 이러시면 안 돼요오오.

점원 모노키츠네가 앞발 두개를 항복하듯 올렸다. 타라는 그새 종이에 이름을 적었다.

센이시 히치카와 : 아무것도 안 내도 되나?

타라 이루카나 : 말이 매점이지 그냥 쓰레기장이야. 쓰레기장에 쓸만한 게 있다고 돈 주고 가져가진 않잖아?

센이시 히치카와 : 그렇네

타라는 네잎클로버 파우치를 오른손에 들고 흔들었다.

타라 이루카나 : 눈 쪼끄만 거 봐.. 귀여워..!

타라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눈은 조그맣지만 딱히 귀여워 보이진 않는데.. 타라는 갑자기 무슨 콩깍지에 씌었는지 계속해서 귀엽다는 말만을 반복했다.

타라 이루카나 : 내가 네잎클로버를 좋아하거든. 네잎클로버 꽃말이 행운이니까 음.. 신마에한테 어울리려나?

센이시 히치카와 : 답지 않게 흥분했네, 타라.

타라 이루카나 : 그. 래. 서! 두 개나 가져왔지롱! 하난 너 가질래?

센이시 히치카와 : 난 파우치 딱히 필요 없는데.. 아까 얘기 나왔던 신마에나, 아니면 그냥 너가 두 개 가지던지.

타라 이루카나 : 아니 파우치여서 주는 게 아니고 네잎클로버여서 주는 거야. 행운! 기억도 찾고 아무도 다친 사람 없이 나가는 행운! ... 알겠지? 그니까 받아.

나는 얼떨결에 타라가 (강제로) 주는 파우치를 받아 들고는 잔뜩 신나서 뛰어가는 타라의 뒷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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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키츠네 : 슬슬 시작될 거야.

??? : 뭐가?

모노키츠네 :
살인 게임 말이야! 그니까 곧 사람이 죽는다는 소리지. 아~ 벌써 두근두근대는걸!

??? : 아아- 알겠다고. 어째줬으면 좋겠어?

모노키츠네 : 그냥 그대로 쭉 해줘. 지금 딱 좋아. 시체가 발견되면 놀라는 척 연기도 좀 해주고. 잡던 컨셉 있잖아. 어차피 그 파란 머리가 있으니까.. 파란 머리가 처음 죽지 않는 이상 학급재판에서 몰살은 없을 거야.

??? : 파란 머리.. 이름이 센이시 히치카와였지? 사람 귀찮게 하는구만.

모노키츠네 : 뭐 어쩌겠어. 우리 측에서 해결할 방도가 없잖아.

??? : 그냥 우리가 걔 죽이고 다른 애한테 덮어씌운 다음에 증거 조작하면 안 돼? 똑똑한 애가 걔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서너 명은 더 있는 것 같던데.

모노키츠네 : 안 돼. 걔가 없으면 계획이 무너져. 생각해 봐. 걔 관련해선 재판만 생각할 게 아니야.

??? : 오... 아... 그렇네? 하, 아무튼. 여기 오래 있는 것도 별로 좋진 않으니까, 이만 가볼게. 너도 잘해야 된다?

모노키츠네 : 그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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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40분. 밥을 먹고 20분이 지났다. 원래였다면 적어도 40분 정도는 밥을 먹겠지만, 코이노 때문에 입맛이 떨어져 다 먹지 못했다.

코이노 미노리 : 야. 기억상실증. 나와봐.

갑자기 들린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잔뜩 경계하며 문을 살짝 열고 코이노를 똑바로 쳐다봤다.

센이시 히치카와 : 내가 왜?

코이노 미노리 : 네가 안 나오면 내가 들어간다.

코이노는 문틈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나는 순간 당황해 손을 놓고, 코이노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 버렸다.

코이노 미노리 : 좋아, 좋아.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센이시 히치카와 : 왜 왔어?

코이노 미노리 : 아까 내가 식당에서 말했던 거 있잖아. 오늘 밤 못 넘긴다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호구조사 중인데 다른 애들은 내 선글라스만 봐도 기겁을 하더라고. 그래서 너밖에 안 남았어.

코이노는 머리 위의 선글라스를 검지로 툭툭 쳤다.

코이노 미노리 : 아무튼, 어떻게 생각해?

센이시 히치카와 : 질문에 대답을 하자면.. 나는 네 말이 옳다고 생각해. 사실 현재 추가 동기 때문에 많이 어수선해졌거든. 비밀을 공개하자고는 했는데 막상 공개된 비밀이-

코이노 미노리 : 어- 그 뒤에는 필요 없고, 여기서 진짜 질문. 누가 죽을 것 같아?

코이노는 은은한 미소를 띠던 입꼬리를 즉시 내려버리고는 나에게 질문을 던져왔다.

센이시 히치카와 : 잠깐, 코, 코이노.

어려운 질문이었다. 물론 다 대답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만 코이노의 표정이 모든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코이노 미노리 : 대답하기 싫을 것 알아. 모두 너의 클래스메이트이고, 만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다짜고짜 누가 죽을 것 같냐는 게 이상하지? 조금만 순한 맛으로 바꿔볼게. 누가 살아서 나갈 것 같아?

센이시 히치카와 : 그, 그건 당연히...

코이노 미노리 : 아, 까먹었는데 '모두'라는 선택지는 없어. 최소 8명은 죽을 것 같거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코이노는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 감성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판단하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그 기대에 부응할 수준의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센이시 히치카와 : 질문이 두 갠데, 첫째, 그것을 나한테 왜 물어보냐. 둘째, 그것에 대한 너의 생각은 어떤가.

코이노 미노리 : 좋은 대답 회피야. 일단 첫째, 나도 머리가 복잡하니 의견을 공유하고 머리를 맞댈 사람이 필요해서. 둘째, 일단 너는 살 것 같다.

나는 둘째 대답에 당황한 낌새를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코이노가 날 살 것 같다고 평가한다고?

센이시 히치카와 : 내.. 내가?! 대체 왜?

코이노 미노리 : 좋은 말 해줘도 난리냐? 그니까,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널 흑막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흑막이 너가 허무하게 죽는 것을 가만 보고 있진 않을 거란 말이지.

센이시 히치카와 : ...그 말인즉슨, 다른 아이들이 죽어도 나는 어차피 흑막이 가만 두지 않을테니 죽는 걸 지켜보기만 해야 된다는 거네.

코이노 미노리 : 맞는 말이긴 한데, 왜 그렇게 흘러가냐? 애들이 죽을거라는 것도 내 추측이지.

코이노가 눈에 띄게 당황했다.

센이시 히치카와 : 생각보다는 통하는 면이 많은데? 음.. 이런 말 괜찮은지 모르겠는데 너는 살 것 같아. 머리가 좋잖아.

코이노 미노리 : 꼭 머리가 좋다고 사는 게 아니야. 그렇게 따지면 너랑 나 빼고 14명 전부 초고교급이잖아.

센이시 히치카와 : 그것도 그렇네. 좋아. 많은 것을 생각할 기회였어.

코이노 미노리 : 어어?? 지금 이 상황을 빨리 종결시키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코이노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문 쪽으로 밀고 친절하게 문도 열어주었다.

센이시 히치카와 : 그거 맞으니까 나가, 코이노.

코이노 미노리 : 너무하다? 망할..! 으아아..

나는 코이노가 나간 뒤 문을 꽝 닫았다. 코이노는 좀 더 얘기하고 싶은 듯 했지만 내가 봐줄 리가.

어쨌든, 나는 책상 위에 올려놓은 모노패드를 켰다. 모노키츠네에게 뭘 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모노키츠네 / ?

센이시 히치카와 / 혹시 일정 인원이 되면 살인게임이 끝난다 뭐 이런 게 있어?

모노키츠네 / 상식적으로 3명 이하가 되면 살인이 나도 재판을 못하잖아아아. 따라서 3명 이하가 살아남으면 그 즉시 살인 학급 생활 종료야아아.

나는 모노패드를 껐다. 씻고 와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많이 미룬 것 치곤 할 말이 없는 퀄리티... 좀 더 나아진 1-6화로 돌아오겠습니다.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디자인했습니다. 사실 좀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