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간론파 Extra/저승 갤러리

[외전] 저승 갤러리-3

Ellyjane 2026. 4. 12. 00:56


※1챕터, 2챕터 검피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며칠간 저승 갤러리에는 이미 와있던 사람들 밖에 없었다. 그건 저승 갤러리에 있는 사람들이나 이승에 있는 사람들이나 모두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앗, 새로운 분이 오신 모양이네요."

"예..? 새로운 사람이요?"

"잘못 말한 거죠?"

"그, 그럴 리가..."

세 사람은 당연히도 매우 당황했다. 그야 여기는 저승이고, 여기 온다는 건 또다시 그 살육이 일어났다는 거니까. 세 사람은 직접 확인하기로 하고, 그들이 이곳으로 올 때 정신을 차렸던 장소인 로비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으윽... 여긴 대체..."

"하타미츠 코지 씨, 맞으시죠?"

세 명은 신입의 얼굴을 보고 일제히 굳었다. 분명 익숙하지만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아니, 볼 수 없길 바랐던 하타미츠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이레나가 달려갔다.

"자, 잠깐만. 거짓말이지..? 하하, 안내자 씨도 참. 이런 장난 재미없는데."

다음은 니에류우였다.

"하타미츠... 맞아? 닮은 누군가가 아니고..?"

하타미츠는 죽은 자 특유의 생명이라곤 한 톨도 찾아볼 수 없는 눈동자로 셋을 올려다보았다. 호흡은 거칠었고, 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절 아세요..? 하하, 왜인지 모르게 돌아가신 세 분을 닮았는데..."

"하타미츠? 어, 우리 그 사람들 맞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럼 제가 죽었다는 거예요..?"

"저 공손한 존댓말로 보아 맞는데...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건가..? 아니, 네가 왜 죽었는지는 우리도 모르지."

"하타미츠 씨는 확실히 돌아가셨습니다. 여긴 저승 갤러리, 죽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죠. 여기로 오신 걸 보니 확실히..."

안내자가 말을 흐렸음에도 하타미츠는 여전히 거칠게 숨을 몰아 쉬면서 자신 앞의 세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천천히, 호흡과 정신을 회복한 하타미츠는 바닥을 짚고서 일어섰다.

"죄, 죄송합니다. 저답지 않았네요... 전, 정말 죽어버린 것 같아요."

"누구한테? 애초에 살해당한 건 맞아?"

"그건... 아직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네요. 조금 진정한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살해당한 건... 여전히 믿기 어렵지만 맞아요."

타라와 니에류우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시선을 허공으로 두었다. 그때, 안내자가 다시 등장해 하타미츠에게 안내를 시작했다. 그는 그림 하나를 가리켰다.

"먼저, 이거네요."

"누구야? 하타미츠랑 닮았는데."

"저희... 형입니다. 이름은 하타미츠 아야토. 형보다 제가 더 먼저 여기 올 줄이야."

"그 말은 꼭 죽을 예정이었다는 것처럼 들리는걸요."

하타미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림을 잠시 응시하고서,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뜬금없지만 제 사적인 얘기를 좀 해도 될까요."

"편할 대로."

"형은, 사실 원래 '초고교급 심리상담사'로 불려야 할 인물... 하지만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저를 위해 상담 일을 그만두고 저와 함께 있어줬죠."

"좋은 형이네. 그런데?"

"그런데... 어느 날, 형이 저에게 사람을 죽였다며 자수하러 갈 거라는 말을 하더군요. 웃기는 소리죠..."

그 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 살인범은 질리도록 봐왔을 니에류우, 살인은 질리도록 했을 타라, 그런 둘을 죽인 이레나도.

"어... 그럼, 너희 형 혹시... 사형수야?"

"네. 여고생들을 5명 정도... 저질렀다고... 하아, 그렇게나 다정했던 형인데..."

"5명..?! 대체 무슨 일이..."

"거기까진 저도 몰라요. 다만, 그 이후로 심리상담사 일을 이어받은 저는 이 짝짝이 양말부터 위의 차림까지 형과 같이 하고 이 자리에 있게 된 거예요."

"그러고 보니 그 양말, 전부터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는데. 알려줄 수 있어?"

니에류우는 하타미츠의 다리를 가리켰다. 몸이 약하다는 그의 말대로 툭 치면 부서질 것 같이 얇은 다리였다. 화려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가진 그지만, 그의 양말은 한쪽은 분홍, 한쪽은 노랑으로 짝짝이였다.

"형의 내담자 분들 중에 화려함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형은 오직 그 분만을 위해 이렇게 입고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전 그런 의미 없이 단순히 따라 입는 것뿐이지만..."

"헤에, 그래도 멋진걸.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는 게 어떨까."

"감사합니다. 그래도 씁쓸함은 어쩔 수 없군요..."

"그럼, 이제 조금 진정된 것 같으니 말해줄 수 있을까?"

"... 네? 무엇을요?"

타라는 여전히 기분이 좋아 보이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애써서 얘기를 꺼냈다. 사실 하타미츠를 제외한 모두는 그 의문을 어련히 품었을 것이지만, 타라가 대표로 말한 격이기에 하타미츠는 타라를 향해 섰다.

"널... 누가 죽였어?"

"아... 분명 진정한 후 말씀드리겠다 했었죠?"

하타미츠는 여전히 동요한 듯이 크게 심호흡을 했다. 약간의 허무와 배신감이 담긴 그의 표정에서 셋은 뭔가를 감지하고서 고개를 돌렸다. 그를 죽인 것이 현재 살아남은 사람들 중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 아는 사실이자 일반적 원리였지만, 새로 알아낸 사실은 그게 하타미츠와 가까웠던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죽이다니... 나도 그다지 다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안타깝달까."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이런 것도 운명인 걸까?"

"그러고 보니, 그분도 유독 운명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하셨죠..."

하타미츠는 그 사람의 얼굴을 생각하는 듯 잠시 멈췄다가 침을 꿀꺽, 삼키고서 결심한 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닫았던 입을 다시 천천히 열었다.

"이제 말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괜찮아. 말해도 ㄷ-"

타라의 말은 무언가에 의해 가차 없이 끊겼다. 살아있을 때에도 모노키츠네 때문에 수없이 겪어왔지만, 저승에서 그러기는 처음이었다. 그 주체는 하타미츠였다. 셋이 그토록 궁금해한 것을 말하고 있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말이 끊겼다는 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미유 씨...입니다. 절 죽인 것은."

"... 응?"

"네. 들으신 대로예요. 나미유 카츠키 씨."

"아... 아니 아니, 잠깐만. 성직자 아니야? 종교인인데 살인해도 되나?"

"그럼 종교인 아닌 사람은 살인해도 된다는 거냐..."

"그 말이 아니잖아. 믿을 수가 없어서 그러지. 그 예의 바르고 얌전한 나미유가?"

이레나의 반응이 어찌 보면 당연했다. 니에류우와 타라는 꽤 태연한 태도였지만, 놀라고 믿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타미츠는 한숨을 거듭해 쉬었다.

"... 사실 나미유 씨는 이중인격이세요."

또다시 갤러리를 가득 채울 정도의 놀란 숨소리가 들려왔다. 하타미츠는 말을 이었다.

"그것 때문에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셨는데, 두 번째 동기가 나온 날 갑자기 찾아오시길래 뭐라 할 말이 없어 위로만 해드렸습니다만... 아무래도 역효과였나 봐요. 나미유 씨 표정이 엄청 안 좋았거든요."

"아마 그때부터 계획을 짰을지도 모르지. 너도 알고 있었을 것 아냐. 위험한 상태라는 것쯤은."

"그건 알았지만... 설마 알레르기로 죽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알레르기?"

하타미츠는 또다시 한숨을 푹 쉬었다.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에 좀 곤란한 듯했다.

"전 매우 심한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어요. 조금만 섭취해도 손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목이 부어서 질식하죠."

"그 말인즉, 나미유가 너한테 복숭아를 먹였다고?"

"네, 그것도 홍차에 시럽을 타서요. 급히 주사를 놓으려고 했지만 나미유 씨께서 제 팔을 꽉 잡으시는 바람에... 거기가 제 마지막 기억이네요."

모두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하타미츠의 죽음의 진상은 예상보다도 훨씬, 훨씬 더 잔혹했다. 알레르기로도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걸 몰랐던 자도 물론 있었다.

"복숭아로 사람이 죽기도 하는구나..."

"어디서 들은 적 있는데... 아나필락시스 쇼크였나? 실제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고 들었어."

"아, 그건 나도 들어봤어. 실제로 알레르기를 이용해 죽이라는 지시도 내려왔었고."

"... 그건 좀 충격적인데요."

타라의 실언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타라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뒤늦게 인지한 듯 사과했다.

"... 미안해.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게 한 것 같아서."

"아닙니다. 아까까지 잘만 말하고 있었는걸요."

"그런데, 있잖아."

나머지 셋은 니에류우의 음성이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와 몸을 돌렸다. 니에류우의 표정은 어딘가 불편하고 탐탁지 않은 것 같았다. 거기에 이상함을 감지한 이레나가 먼저 나섰다.

"왜 그래? 뭔가 불편한 점이라도 있어?"

"나미유의 트릭은 얼마나 치밀할까? 완전범죄일까?"

"무슨 소리야? 그래봤자 공간도 좁고 시간도 한정적일 텐데 고퀄리티의 트릭은 나오기 어렵지. 나미유가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연습했다면야 말이 좀 달라지겠지만."

"그리고 완전범죄는 없다는 게 경찰의 모토 아냐."


거기서, 모두는 니에류우가 느낀 마음속의 뭔가의 이물감을 알아차렸다.

"그러면, 이레나 네가 왔을 때처럼 나미유도 곧..."

"..."

"니에류우 텐 씨, 좋은 타이밍이네요. 마침 곧 새로 오실 손님이 계십니다."

하타미츠와의 재회로 아주 조금이나마 풀렸던 공기는 다시 굳어졌다. "새로 오실 손님". 복수형이 아닌 단수형이라는 점에서 이미 그게 누굴 가리키는지는 명확했다. 다만 믿고 싶지 않을 뿐. 우리의 동료였던 누군가가 또다시 죽는다는 것을.

안내자는 이레나의 죽음의 그림이 있던 곳에 새롭게 천을 씌우고, 마법을 부리는 듯, 혹은 지휘를 하는 듯이 손짓했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탁한 기운과 함께 천이 사라졌다.

"윽..?!"

"아... 아아..."

타라와 니에류우는 한 번 겪었던 일이기에 그나마 견뎌냈지만, 그 광경을 처음 보는 나머지 둘은 곧바로 경악을 드러냈다. 그 그림에는 나미유가 십자가에 매달려 날아오는 창을 바라보는 것이 그려져 있었다.

"... 이게 아니잖아. 좀 더 뒤쪽을 그려야지."

안내자는 모두의 반응에 무색하게 다시 천을 덮고서 손짓했다. 그러자...

"..."

"아..."

이번에는 맨 처음에 온 둘도 충격받을 만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부러진 십자가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창이 심장부에 꽂혀있는, 영락없이 죽은 사람의 모습을 한 나미유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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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일딘 죄송합니다... 사실 최근에 슬럼프 비슷한 게 와서 글이 잘 안 써졌습니다. 이 화를 시작으로 필력이 돌아와 3챕터를 잘 쓸 수 있으면 좋겠군요. 사실 3-3화는 거의 완성이기에 아마 오늘 혹은 내일 올라오지 않을까 싶네요.

저승 갤러리 이번 화는 저번 화에서 이레나의 등장으로 그나마 끌어올려놓은 텐션을 다시 하락시키는(...) 것 같네요. 하타미츠도 과거가 비범해서 그런지, 그냥 제일 불쌍하게 죽어서 그런지...

한 달이 넘게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또 죄송합니다. 좋은 소설로 보답하겠다고밖에 말할 수 없지만, 진짜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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