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학급재판이 시작되었다. 최악의 상황에 다다랐다.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상황. 우린 분명 서로 신뢰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와버린 걸까? 사람이 죽었고, 신뢰는 산산조각 나 바닥에 떨어졌으며 이제 우린 서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믿기 위해서 의심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도 느꼈다. 반쯤만 말이 되는 소리인 것을. 그 말 자체는 맞다고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반면, 의심하는 행동이 무조건 믿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니라는 관점이었다. 정사각형은 직사각형이지만, 직사각형은 정사각형이 아닌 것처럼, 이 문장 또한 훌륭한 단어 간의 모순을 지니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 그 말처럼 믿기 위해서 의심하자. 진실을 밝혀내자.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를 두 명씩이나 ..